잡지에서 읽은 시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25/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22. 10. 9. 03:33
공우림空友林의 노래 · 25
정숙자
냇물이 들녘을 깨웁니다. 금빛/은빛 명멸하는 물별*들은 누구도 건져갈 수 없는 자음/모음들이죠. 행간엔 나비와 풀꽃, 풀무치와 메뚜기, 잠자리 소금쟁이 등 낯익은 기호들이 함께 살고요. 혹 얼음이 덮어버려도··· 어둠이 ᄊᆞᆨ 다 지워버려도··· 해 뜨면 새로이 반짝거리는 시+냇물은 태양의 휘호일까요? (1990.8.18.)
# 2022. 8. 8.
가운데가 텅 빈 도넛형 시들
읽고, 읽고, 읽고 또 읽다 보면
가자, 가자, 두 눈 ᄄᆞᆨ 감고 가자
딜레탕트(dilettante)에 불과했던,
꿈과 미래였던 모던(modern)을 벗고
이슬 눈 글썽이는 쪽으로 가자
-전문(p. 69)
* 물별: 물결이 햇빛을 반사할 때 생기는 섬광(필자의 신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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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학과의식』 2022-가을(128)호 <신작시>에서
* 정숙자/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공검 & 굴원』『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 산문집『행복음자리표』『밝은음자리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