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진심으로 진심을 노래하다 외 1편/ 문봉선

검지 정숙자 2022. 10. 4. 02:13

 

     진심으로 진심을 노래하다 외 1편

    

     문봉선

 

 

  진심이라고 지어보았다.

  '진심이'

  입안에 넣어 혀끝으로 돌돌 말아올린다.

  '진심이'

  한 번 더 공글려보며

  진심이라는 말을 입안에 담그면

  진실이라는 맑은 마음으로 둥그러지고파.

 

  진심이라 불러보면

  진심이 진심으로 울려올까.

  진심이라고 불러보는 순간 마음이 맑고 밝아져올까.

  혀로 가만가만 굴리면 맑은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

  듣는 사람 없어도.

 

  다시 되돌아와 내  안에 속다짐하며 울려올까.

     -전문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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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가 산에 가셨다  

 

 

  1

  제 즙을 먹고

  제 몸을 먹고 살았다 .

  제 받침대를 만들고

  제 몸을 도와 자란 포도덩굴

  푸른 눈물의

 

  총총 빛난다, 초록옷 사이로 돋은 별들

  천만 가지 눈을 가진 이슬들이다,

  제 젖은 눈

  제 몸뚱이를 살찌우는 고통

  훔쳐온 슬픔의

  슬픔의 눈은,

 

   2

  거름 흙에서

  포도덩굴 잘도 자랐다

  입술 열었다닫았다달싹이면

  말씀들 쏟아졌다.

  눈귀, 말의 시작때

  어미입술 말씀의 즙

  햇살을 포개안으며

 

  따뜻한 물의 말씀들

  새잎 푸른 맥을 타고 계시네, 말씀빛 쏟아내시며

  빛은 말씀의 흔적으로 다가오시네.

  꽃보다도 먼저 봄볕 다녀가시고

  여름날 비바람 보낸 뒤 튼실한 송이들

  헛손질 다 헤쳐보내고

  송글송글 빛난 이마받이야.

     -전문 (4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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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선집 『하늘눈물』에서/  2022. 8.13. <시선사> 펴냄 

  * 문봉선/ 대구 출생, 1998년『자유문학』으로 시 부문 등단, 시집『독약을 먹고 살 수 있다면『진심으로 진심을 노래하다』 『꽃 핀다』『시와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