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시

유자효_시와 인생(부분)/ 유언 : 타라스 세우첸코

검지 정숙자 2022. 10. 3. 01:19

 

    유언

 

    타라스 세우첸코(우크라이나) / 유자효 옮김

 

 

  나 죽거든 부디

  그리운 우크라이나

  넓은 벌판에 나를 묻어주오

 

  그 무덤에 누워

  끝없이 펼쳐진 고향의 전원과

  드니프로 강 기슭

  험한 벼랑을 바라보며

  거친 파도 소리 듣고 싶네

 

  적들의 검은 피

  우크라이나 들에서

  파도에 실려

  푸른 바다로 떠나면

  나 벌판을 지나

  산언덕을 지나

  하늘나라로 올라

  신께 감사드리겠네

 

  내 비록 신을 알지 못하나

  이 몸을 땅에 묻거든

  그대들이여

  떨치고 일어나

  예속의 사슬을 끊어 버려라

  적들의 피로서

  그대들의 자유를 굳게 지켜라

 

  그리고 위대한 가정

  자유의 새 나라에서

  날 잊지 말고 기억해다오

  부드럽고 다정한 말로

  날 가끔 기억해주오

     -전문-

 

  시와 인생(부분)___유자/ 시인, 한국시인협회 회장

  제2차 세계대전 중 소련의 레닌그라드의 시인들이 라디오 방송에 매일 나와 시를 낭송하며 방위전을 독전했습니다. 그 시인들 중의 한 명이었던 올가 벨골리츠는 그때를 이렇게 외상했습니다.

  '1941년에서 1942년의 그 겨울 동안 레닌그라드 시민들이 레닌그라드 시인들의 시에 귀를 기울였을 때만큼 인간이 시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그랬던 러시아가 그 후 80년이 지난 올해 우크라이나를 침공해서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고, 이에 맞서 우크라이나인들은 애국 시인 타라스 세우첸코의 시  '유언'을 절규하며 항전하고 있는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라고 할 것입니다.

 

    (···)

 

  우리에게는 이것이 남의 일이 아닙니다. 우리도 70년 전, 6 ·25 전쟁 때 난민이었습니다. 우리의 아이들을 외국에 입양시켜 보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많은 우방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그들을 도울 차롑니다. 그래서 한국시인협회는 10월 15일 토요일과 16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남산 '문학의 집 서울'에서  국제난민돕기 바자회를 엽니다. 여러분들께서 물품을 보내주시고, 또 시간이 되시면 현장에 오셔서 필요한 물건들을 구매하시기 바랍니다. 수익금은 유엔국제난민 기구에 기탁해 전쟁 난민들을 돕는데 쓰여지도록 할 것입니다.

  서울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 p. 시 9-19/ 론 9 (···) 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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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클릿 영월문학인의 밤/ 김삿갓 문학인과의 만남/ 시와 인생 에서 부분

  * 유자효/ 시집『포옹』, 시선집『세한도』, 시집해설서『잠들지 못한 밤에 시를 읽었습니다』, 번역서『이사도라 나의 사랑 나의 예술』, 2022-제17회 김삿갓문학상 수상, 현) 한국시인협회 회장

  * 일시 : 2022. 9. 30. (금). 19 : 30~20 : 30 

  * 장소 : 영월관광센터 2층

  * 주최 : 영월군/ 영월문화재단

  * 주관 :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영월지부 · 영월동강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