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빗 김건영 처음으로 창밖에서 떨던 겨울나무를 알아차린 게 몇 살때였더라 아직도 그것들이 매일 밤 떨고 있다는 것을 안다 눈을 감으면 마음이 낫던 때가 있었는데 그림자는 아무것도 아니야 이제 눈을 감아 보이지 않는 것은 없는 거라고 아름다워지려면 모르는 게 좋더라 지식이 밥 먹여 주나 고지식하단 말이나 듣지 너무 깊이 알면 착해질 수도 없어 알면 알수록 무서운 것들이 늘어나 눈을 감으면 좋은 점이 많아 이제 그림자도 정말 무섭다는 걸 알아 이제 눈을 감아 보이지 않는 것은 없는 거라고 나는 가만히 있었는데 왜 나를 때려요 그러게 왜 가만히 있었어요 창밖에서 떨고 있는 겨울나무처럼 가만히 흔들렸겠지 눈을 감는 아이들이 있겠지 이제 눈을 감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