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그리움은 제 굴혈로 돌아온다 이영광 당신에게 도달하는 그리움은 없다 그리움은 내게로 온다 기름을 만땅으로 넣고 남쪽 바다 수직 절벽까지 가서 흰 갈매기들의 보행 멀리, 구멍뿐인 공중을 팽팽히 당겨 보다가도 시월 햇빛 난반사하는 끓는 가마솥, 그 다도해에 무수히 뛰어들어 보다가도, 그리움은 그리움의 칼에 베여 뒹구는 것 우리가 두 마리 어지러운 짐승으로 불탔다 해도 짐승으로 세상을 헤쳐 갈 수 없어 한 짐승은 짐승으로 남았으므로 칼을 녹여 다시 불을 만들 순 없다 제 골대로 역주행하는 공격수처럼 멍청히 뭉그적대는 귀경 차량들 틈에 끼어들 수밖에 없다 다급한 건 생환이어서, 같은 경기도계에서부터 저렇게 밀리는 것이리라 짐승을 사랑할 수 없어 당신이 두 마리 사람으로 살아간다 하더라도 사람을 사랑할 줄 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