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문재 著『여성시의 대문자』에서 발췌한 부분 셋
121쪽) 얼굴을 밝히는 일은 한순간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우연으로 요행으로도 감언으로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깊은 사색과 오랜 시간과 두터운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백 번, 천 번 인내
해"야만 되고, "누구나 별이 되리라"고 자신을 믿어야 된다. 결국 "빛을 꿈꾸"는 자신을 대문자로 새
겨야만 되는 것이다. 자신을 대문자로 새기는 일은 우주의 중심에 자기가 존재한다는 자기애를 발휘
하는 것이다. 자신의 중심에 우주가 존재한다는 대상애를 지향하는 것이기도 하다. 자신의 몸에 우주
의 정신이 들어 있고 자신의 정신에 우주의 몸이 들어 있다고 인식하는 것이기도 한다.
「대문자의 시학-김선영의『작파하다』론」에서
152) 다른 예술가들과 마찬가지로 시인에게는 자기인식의 심화가 중요하다. 자기 인식이란 한 인
간 존재로서 자신의 운명과 삶의 의미에 열중하는 것이다. 상상력이란 이성과 마찬가지로 그와 같은
인식의 한 모습이다. 그러므로 이성과 협력하여 삶의 실재와 밀접하게 관련을 맺는다. 곧 상상력은
시인의 세계관 혹은 인생관이라고 볼 수 있다. '병'이라는 말이 마치 '건강'에 대한 의미를 인지시키
듯이 '상상력'은 '실재'의 의미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상상력의 시학-심인숙의 『파랑도에 빠지다』론」에서
200쪽) 갈릴레오는 종교재판장에서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과학적 진실을 포기했다. 자신의
주장은 오류이고 이단적인 생각이었다며 철회한 것이다. 그런데 까뮈는 갈릴레오의 그 행동을 옹호
했다. 지동설이라는 과학적 진리는 화형을 당할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고, 인생이야말로 살 만
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삶의 가치를 거부하는 죽음을 인정하지 않았고, 그 대신 생존의 의
미를 가장 절박한 문제로 삼은 것이다.
「시시포스의 시학-김희수의 시세계」에서
* 『여성시의 대문자』2011.12.30. <푸른사상사> 발행
* 맹문재/ 충북 단양 출생, 안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시인,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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