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파新派
류미야
슬픔이 갖가지의 표정으로 온다는 걸
비 갠 뒤 이파리에 맺혔다 떨어지는
둥글게 무릎을 안은 뒷모습에서 본다
거느린 꿈 없이는 추락도 없다는 듯
오직 지는 것들만이 가지는
어떤 무게,
아침 새 앉았던 가지가
모르게 부러져 있다
누구도 이곳을 알고 온 이는 없고
삭정이인 줄 모른 채 걸음을 내디딘다
동정도 비굴도 없이
들이닥치는 저녁
다시 바람 쪽으로 나무는 돌아눕는다
형극의 월계관을 여윈 머리에 쓰고
검푸른 빛과 그늘로 출렁이며
춤추며
선천성 몸속 가시가 떠나지 못하도록
무릎을 더 둥글게 껴안으며,
나는 왠지
부러진 나뭇가지에 자주 발을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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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간 『시와사람』 2020-겨울(98)호 <신작시> 에서
* 류미야/ 2015년 『유심』으로 등단, 시집 『눈먼 말의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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