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영화가 사람을 보다/ 동시영

검지 정숙자 2021. 1. 11. 01:16

 

    영화가 사람을 보다

 

    동시영

 

 

  텅 빈 영화관

  관객 너댓

  빈 공간이 외계인처럼 앉아 있다

 

  스크린에서 나온 영화가 관객을 구경한다

 

  사람 하나가 영화 하나라고

  스스로 감독하고 연기하는

 

  사람이 웃자

  영화도 따라 웃고

  영화가 울자

  사람도 따라 울고

 

  엉긴 하루를 빗기려고

  빗살 비가 내린다

 

  우산은 안 쓰고

  마스크를 눌러 쓴 

  한 남자가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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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와정신』 2020-겨울(74)호 <신작시> 에서

  * 동시영/ 2003년 『다층』으로 등단, 시집 『일상의 아리아』 등, 연구서 『현대시의 기호학』 등, 산문집 『문학에서 여행을 만나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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