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바닥 소설
정영효
이 좁은 바닥에서 날씨는 변한다 하루가 지나간다 이 좁은 바닥을 개가 서성이지만 주인이 누구인지 모르고, 이 좁은 바닥 어느 곳에서도 숨길 게 없는 있는 사람은 나타나지 않는다. 이 좁은 바닥 때문에 많은 말이 필요하고 변명은 떠돈다 끝까지 알면 갇혀버릴 이유들이 모여 개연을 이룬다 궁금해할수록 목적은 태어난다 이 좁은 바닥은 문제로 시작해 결론을 물고 간다 갖출 건 다 갖추고도 줄어들지 않는다 이미 일어났고 오래 두어도 그대로일 것이다 이 좁은 바닥에서 생긴 일을 다르게 완성할 수 있지만 모두가 벗어나지 못한다 손바닥만 한 여기를
--------------
* 『시작』 2020-여름호 <신작시> 에서
* 정영효/ 2009년 《서울신문》신춘문예 당선, 시집 『계속 열리는 믿음』
'잡지에서 읽은 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0년 봄 산책일기, 3월 2일/ 이하석 (0) | 2020.06.10 |
|---|---|
| 김영희_인간 생태계와 중간균...(발췌)/ 나는 종속영양생물이다 : 박순원 (0) | 2020.06.08 |
| 튤립이 피는 방식/ 이채민 (0) | 2020.06.07 |
| 그/ 박수현 (0) | 2020.06.07 |
| 이순현_어떤 순백의 가능성(발췌)/ 믿음 : 류휘석 (0) | 2020.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