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박수현
굴뚝처럼 목이 긴 저녁이 느릿느릿
어둠을 돌려 깎고 있다
눈우물이 깊은 남자가 있다 여기,
표정을 지우고 실루엣으로 담긴 그
박리剝離된 망막
더 깊어진 어둠이
살얼음처럼 서린다
눈을 감는다
눈을 뜬다
여기 낮과 밤이 하나의 지평선에
봉합되는 B동 안과 병상
아름답고 황폐한 암전暗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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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 2020-여름호 <신작시> 에서
* 박수현/ 2003년 『시안』으로 등단, 시집 『운문호 붕어찜』 『샌드페인팅』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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