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박일만
아파서 곧 죽겠다는 전화를 받고
서둘러 갔다
두 차례 낙상사고로 누워 계신지 몇 해
겨우 몸 추스르고 사신다
몸은 날이 갈수록 작은 점이 되고
늘어가는 약봉지가 유일한 낙이시다
낡을 대로 낡은 관절들,
숨이 턱에 차도록 도착해 보니
겨우 발목에 통증이시다
걸어서 내 집에 오실 수 있는 지척이지만,
안다, 핑계 김에
다 늙은 자식이라도 보고 싶은 것이다
발목을 문질러드리자
벌떡 일어나 밥상 차리러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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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와문학』 2020-여름호 <시> 에서
* 박일만/ 전북 장수 출생, 2005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 『뼈의 속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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