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모친/ 박일만

검지 정숙자 2020. 6. 1. 19:02

 

 

    모친

 

    박일만

 

 

  아파서 곧 죽겠다는 전화를 받고

  서둘러 갔다

  두 차례 낙상사고로 누워 계신지 몇 해

  겨우 몸 추스르고 사신다

  몸은 날이 갈수록 작은 점이 되고

  늘어가는 약봉지가 유일한 낙이시다

  낡을 대로 낡은 관절들,

  숨이 턱에 차도록 도착해 보니

  겨우 발목에 통증이시다

  걸어서 내 집에 오실 수 있는 지척이지만,

  안다, 핑계 김에

  다 늙은 자식이라도 보고 싶은 것이다

  발목을 문질러드리자

  벌떡 일어나 밥상 차리러 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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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교와문학』 2020-여름호 <시> 에서

  * 박일만/ 전북 장수 출생, 2005년 『현대시』로 등단, 시집 『뿌리도 가끔 날고 싶다』 『뼈의 속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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