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의 철학,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
홍창성/ 미국 미네소타주립대학교 철학과 교수
서양 도덕철학을 이루는 두 근간이 법칙주의와 공리주의인데, 내가 제시하는 '최대다수 중생의 최고 깨달음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행위하라!'는 도덕명령은 이 두 전통의 요구사항을 모두 충족한다. 칸트로 대표되는 법칙주의는 모든 도덕법칙은 반드시 보편화가 가능해야 하고 또 인간의 존엄성을 인정해야 한다. 나의 제안은 모든 중생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행위의 원리이고 또 이 원리는 모든 중생이 깨달음과 열반을 얻을 자격이 있음을 인정하며 법칙주의의 요건을 만족시킨다. 한편, 최대다수의 최대행복 실현을 행위의 기준으로 삼는 공리주의와 나의 원리가 기본 정신을 공유한다는 점은 자명하다고 본다. 다만 '행복'이라는 상을 설정하는 서구의 공리주의와 달리 내 원리는 '깨달음으로 모든 상에 대한 집착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워야 열반'이라는 점이 다르다. (p.1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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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평론』2020-봄호 <특집|중도의 철학, 양극화 극복의 길>에서
* 홍창성/ 서울대학교 철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미국 브라운대학교 대학원 철학과 졸업, 철학박사, 형이상학과 심리철학 그리고 불교철학 분야의 논문을 영어 및 한글로 발표해 왔다. 주요 저서로 『미네소타주립대학 불교철학 강의』『생명과학과 불교는 어떻게 만나는가』(유선경 교수와 공저)가 있다. Buddhism for Thinkers를 집필 중이며, 불교의 연기緣起 개념으로 동서양 형이상학을 재구성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現 미국 미네소타주립대학교 철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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