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나의 근작시

백색

검지 정숙자 2020. 3. 6. 21:39



    백색


    정숙자



  근래 가장 많은 생각에 잠겼으나

  아무런 성과 없는 두 달이 지나갔다


  2018. 12. 5-10:29

  2019. 6. 13-15:49


  '아니, 아니야'라고

  두 달이 아니라 여섯 달이 지나갔다고

  자모음도 아닌 숫자가 말을 하네


  매번 쓸쓸히 익사하는 태양도 모르는 채 생각과, 생각과, 생각… 그 무모한 사다리… 그림자까지 야위는 사이… 벌어지지 않은 사건들이 용케 어둠을 수비했으나,


  져도

  이겨도

  남는 건

  폐허

 

  뿐인

  전장


   *


  건물 모퉁이에서 몇 명 어린이가 튀어나오며, 펄쩍펄쩍 뛰어오르며 좋아죽는 소리로 깔깔깔 웃네. 꽃이 터지네. 문득 마주쳤다는 그것만으로 저리 만개할 수 있다니.


  그래도 이곳


  아직은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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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와문화』 2020-봄호(창간 13주년 기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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