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색
정숙자
근래 가장 많은 생각에 잠겼으나
아무런 성과 없는 두 달이 지나갔다
2018. 12. 5-10:29
2019. 6. 13-15:49
'아니, 아니야'라고
두 달이 아니라 여섯 달이 지나갔다고
자모음도 아닌 숫자가 말을 하네
매번 쓸쓸히 익사하는 태양도 모르는 채 생각과, 생각과, 생각… 그 무모한 사다리… 그림자까지 야위는 사이… 벌어지지 않은 사건들이 용케 어둠을 수비했으나,
져도
이겨도
남는 건
폐허
뿐인
전장
*
건물 모퉁이에서 몇 명 어린이가 튀어나오며, 펄쩍펄쩍 뛰어오르며 좋아죽는 소리로 깔깔깔 웃네. 꽃이 터지네. 문득 마주쳤다는 그것만으로 저리 만개할 수 있다니.
그래도 이곳
아직은 내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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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문화』 2020-봄호(창간 13주년 기념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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