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나의 근작시

1인의 눈물/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9. 12. 23. 22:44

 

《들소리신문》제1712호 2019년 12월 22일(일) 1성탄 초대시

 

    1인의 눈물

 

    정숙자

 

 

  마침내 혼자가 되기 위하여 '들'을 만났었구나. 다시는 혼자가 되지 않기 위햐여 '들'을 건너왔구나. 혼자란 얼마나 오래 익힌 석류알인가. 붉고도 깊은 장소인가. 무수한 숫자 무수히 벗어난 단 하나인가. 그 한 알 깨물다 가는 게 인류의 1인들인가.

 

  천지간 어디에도 기댈 데 없어,

 

  끝까지 혼자일 수밖에 없는 돌멩이 하나, 기억/응집/해체를 표상하는 돌. 그것이 신의 눈물이 아니라고, 생존의 산물이 아니라고 누가 단언할 수 있을 것인가. 1인의 밤의 눈물은 천지에 뿌려진 이슬. 검푸른 길에 총총히 서려, 뿌리 끝 하늘만 맺어.

 

  광장의 풀들은 왜 그리 죽는가?

 

  쓰러진 무릎을 왜 다시 켜는가?

  - 《들소리신문》제1712호 2019년 12월 22일(일) 1면[성탄 초대시]   

 

   -------------------------------------

  * 시집 『공검 & 굴원』(2부/ p. 70)에서/ 2022. 5. 16. <미네르바> 펴냄

  * 정숙자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외, 산문집 『행복음자리표』외 

 

'그룹명 > 나의 근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슬 프로젝트-48  (0) 2020.03.08
백색  (0) 2020.03.06
이슬 프로젝트-46  (0) 2019.10.04
정오의 눈  (0) 2019.10.04
크로노스  (0) 2019.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