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소리신문》제1712호 2019년 12월 22일(일) 1면| 성탄 초대시]
1인의 눈물
정숙자
마침내 혼자가 되기 위하여 '들'을 만났었구나. 다시는 혼자가 되지 않기 위햐여 '들'을 건너왔구나. 혼자란 얼마나 오래 익힌 석류알인가. 붉고도 깊은 장소인가. 무수한 숫자 무수히 벗어난 단 하나인가. 그 한 알 깨물다 가는 게 인류의 1인들인가.
천지간 어디에도 기댈 데 없어,
끝까지 혼자일 수밖에 없는 돌멩이 하나, 기억/응집/해체를 표상하는 돌. 그것이 신의 눈물이 아니라고, 생존의 산물이 아니라고 누가 단언할 수 있을 것인가. 1인의 밤의 눈물은 천지에 뿌려진 이슬. 검푸른 길에 총총히 서려, 뿌리 끝 하늘만 맺어.
광장의 풀들은 왜 그리 죽는가?
쓰러진 무릎을 왜 다시 켜는가?
- 《들소리신문》제1712호 2019년 12월 22일(일) 1면[성탄 초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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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공검 & 굴원』(2부/ p. 70)에서/ 2022. 5. 16. <미네르바>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 『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외, 산문집 『행복음자리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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