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프로젝트-46
정숙자
늙음은 어디서 날 찾아오나// 그리고 어떻게 날 알아보나? 외식할 때 남은 음식을 싸오기 시작한 지도 꽤 오래 되었다.수질이나 토양 등 자연보호를 위해 첫 발을 떼었지만, 그 첫 무렵엔 용기와 각오를 장착해야만 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갔다.)
둘째. '남은 음식'이라는 이유로 버려진다는 게 참으로 무참하다는 인식이었다. 집에 가져오면 몇 끼의 반찬이나, 밥이 되기도 하니 말이다. 남은 음식은 손님들의 퇴장 후 1초 사이에 깨끗한 식탁에서 쓰레기로 전락, 참으로 아깝고 안쓰럽지 않은가.
그렇게 또 몇 년이 넘어갔다.
셋째. 농부와 요리사의 노고와 시간은 물론, 채소 육류를 막론하고 그 재료들이 흙바람 속에서 애써 성장한 '몸'이라는 점이다. 그 하나하나의 세포들이 얼마나 묵묵히 살아냈을 것인가를 교감할 때, 역시 그 잔반들을 차마 방관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리고 요 며칠 사이 또 다른 생각이
단계별로 쌓인 생각을 해킹해체했다
인간 정서의 최저 단계인 '겸손'이라는 어휘가 내 의식과 무의식을 간섭하고 들어왔으니, 그것은 자연보호를→ 아까움과 안쓰러움을→ 농부와 요리사의 노고와 사랑을→ 흙과 바람을 한몸에 지닌 접시 위의 그들 앞에 모든 인간은 겸손해야 한다… 고.
이제 나는
1952년 刊. 예순여덟 쪽 책자가 됐다
카트를 끌더라도 남은 페이지
꾸준히 그렇게 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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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층』 2019-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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