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나의 근작시

죽은 생선의 눈

검지 정숙자 2018. 11. 6. 23:30

 

    죽은 생선의 눈

 

     정숙자

 

 

  죽고 싶다. 죽어야겠다. (차라리)

 

  그런 마음. 꺼내면 안 돼. 왜냐고?

 

  저 머나먼

  경계 밖에서

  그랬잖아

 

  살고 싶다. 살아야겠다. (진정으로)

 

  그런 바람 포개다가 여기 왔잖아

  엄마-wormhole을 통해 왔잖아

  갖고 싶었던 그 삶

  지금이잖아. 여기가 거기잖아

 

  죽어본 적 없으면서 겁 없이 '죽음 희망' 그런 거

  품지 말자꾸나. 우리! 경험으로 죽는 건 괜찮지만

 

  경험일 수 없는 죽음 속에서

  오늘 이 순간 아주 잊은 채

 

  다시 태어나고 싶을 거잖아? 이게 몇 번째 생일까 생각해봤니? 만약 말이야. 그 비밀이 열린다면, 우린 또 얼마나 큰 후회와 자책/가책에 시달릴까 생각해봤니?

 

  접시에 누운 생선이 나를 바라보면서···

 

  종을 초월한 자의 언어로 그런 말을 하더군

  그로부터 난 생선의 눈을 먹지 않게 되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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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진『시인광장』 2018-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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