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 프로젝트-32
정숙자
양자의 돌/ 우리는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한계 이상을 상상하지 못한다. 외계라는 세계조차도 지구적인 물질로서만 분석하고 계산한다. 과학/수학의 테두리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아가지 못한다. 문학/철학 역시 인간 이성의 범주에 끈이 매어져 있다. 결국은 선악이고 경쟁이고 생사로서만 세계가 그려진다.
뭣이든 종국엔 묻거나 태우고, 썩어 없어지면 끝이라고… 영원히 사라진 존재,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실체라고 여기는 게 물리적 차원이지만,
아니다. 그 모습 그대로 이동했을 수 있다. 우리가 보거나 듣지 못하고 감촉하지 못할 뿐… 그리고 그 점은 우리의 영육의 한계일 것이다.
애까치의 무덤 표시-돌들이 사라져 한동안 의문을 거듭했는데, 허허롭기까지 했는데 갑자기! 너무나도 태연히! 외출에서 돌아온 품새로 앉아 있는… 낯익은 돌멩이 서넛. 기존의 사고 체계로는 이해되지 않는 광경 앞에서… 그럴 수 있다. 우리가 모르는 것이란 우주만하고 아는 것이란 지구만하다. #~생각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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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소리문학』 2018-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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