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나의 근작시

이슬 프로젝트-21

검지 정숙자 2017. 4. 10. 19:11

   

 

    이슬 프로젝트 - 21

 

     정숙자

 

 

  검법// 전혀 새로운 굴림이야, 짚을 수 있게. 전에 없던 주름이야, 뜯어

볼 수 있게. 어떻게 그렇게 (똑같으면서) 매번 조금씩 다를 수가 있지?

  더듬을 수 있게

  아찔함 간절함으로

  머리도 어깨도 발목도 아닌

  온몸 통째로 들어 바치는 도반

 

  모든 것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들에게는 거의 전부인 시간과 시각과

도처에 식목(植木)한 바람소리를

  신(神)의 수첩에 찔러 넣는 깃털 한 잎

  그것이, 안개 속 구릉을 넘어

  일생이 되어버려도

  괜찮겠니?

 

  오로지 그 하나로서 이 지표(地表)를 스쳤음이 요약된다면, 그래도 웃

어 보일 수 있겠니? 전혀 다른 길에서, 전혀 다른 태양을

  가꿀 수도 있었을 텐데

  언젠가 강물 앞에서

  그게 ‘나의 신세계였다’

  끌 수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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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소리문학』2017-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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