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시집 · 정읍사의 달밤처럼

정읍사의 달하/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1. 2. 14. 00:15

 

 

    정읍사의 달하

 

    정숙자 

 


  송아지의 여물통에 드러누워

  귀를 뜯겨도

  금빛 노래 남아도는

  정읍사의 달하


  눈을 뜬 채

  하늘로 갈 밖에 없었다는

  아낙의 이야기가

  짓무르도록

  남아도는

  정읍사의 달하


  언젠가 웃음 짓던 사람

  다 못하고 떠난 얘기도

  볏단처럼 묶어내는 강물을 건너


  슬플 때나, 마른 밤이나

  내 이맛전 잔밥 먹이며

  금빛 노래 남아도는

  정읍사의 달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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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정읍사의 달밤처럼』에서/ 1998. 3. 3. <한국문연>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부용(김제군)에서 태어남,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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