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시인의 시

박태기꽃/ 장정자

검지 정숙자 2016. 4. 20. 20:44

 

 

      박태기꽃

 

     장정자(1944~2014, 70세)

 

 

  박태기꽃 속에는 햇빛들이 쫑알쫑알 전생처럼 모여 있다

 

  부뚜막 얼쩡거리는 강아지 꼬랑지 걷어차는 내가 있다

 

  입이 댓댁발 빠진 며느리가 궁시렁궁시렁 들어 있디

 

  박태기꽃 속에는 하루 종일 입이 궁금한 시어머니가 있다

 

  수수꽃다리 하얀 별꽃이 얼핏 숨었다 보였다 한다

 

 

   * 2013년 한국시인협회 사화집

 『시인들 생명을 그리다에서/ 2013. 5.1. <홍영사>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