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일실二人一室
정숙자
해돋이마다 물을 갈아준다
그러나 내 환부가 아무는 만큼
꽃들은 죽어간다
물도 깜깜 썩어간다
그럼에도
꽃은 물은
서로를 돕고 있다
끝까지 살고 있다, -이것이
고요다
고요의 몸빛이다
담담히 에두르고 서 있는 꽃병
그만 자살에의 욕구를 내려 놓는다
몇십 억 마구 꽂힌 다인실에서
그림자 뿌리까지 타기로 한다
-『문학과창작』2000.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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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열매보다 강한 잎』에서/ 2006.9.25. <(주)천년의시작>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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