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시집 · 열매보다 강한 잎

이인일실(二人一室)/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0. 9. 19. 00:58


      이인일실二人一室

 

       정숙자



   해돋이마다 물을 갈아준다

   그러나 내 환부가 아무는 만큼

   꽃들은 죽어간다

   물도 깜깜 썩어간다

   그럼에도

   꽃은 물은

   서로를 돕고 있다

   끝까지 살고 있다, -이것이

   고요다

   고요의 몸빛이다

   담담히 에두르고 서 있는 꽃병


   그만 자살에의 욕구를 내려 놓는다

   몇십 억 마구 꽂힌 다인실에서

   그림자 뿌리까지 타기로 한다 
    -문학과창작2000.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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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열매보다 강한 잎』에서/ 2006.9.25. <(주)천년의시작>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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