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
정숙자
두 팔… 높이… 든다
만세일까
항복일까
절규일까
나노초에 포착/고정된 가면
유추가 배제되었다. 어떤 단서도 제공받을 수 없는 근
거—순전히 타자의 몫이 되고 말았다. 택해야 할까. 원형?
마름모? 사다리? 결정만 하면 된다. 누구든/뭣이든 그것
이 곧 우리의 것이 될 것이므로. 자유란 그렇게 분포한다.
아무데서나 그러나 신중히 엄지와 검지로 딱 들어 올리
면 엔딩. 그리고 다시
환호일까
분노일까
감상일까
똑 같은 몇 년이 흘러도 가는 곳마다 시작/처음과 마주
친다. 가면의 독해는 날씨와 무관하다. 펄펄 끓었어도 봄
오면 봄 살고, 여름 오면 여름 살고, 가을이면 가을—철새
가 오면 함박눈 바라본 것 외에 무엇이었느냐. 두 팔 사이
의 광장은 답안을 거부한다. 알아서? 모두가? 자유로이?
모호한 울림들 계속
성장… 죽음… 딴 봄
욕토미터를 수정한 미래여 안녕
-『시산맥』2014-가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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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액체계단 살아남은 니체들』에서/ 2017.6.26. <(주)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시집『뿌리 깊은 달』『열매보다 강한 잎』등, 산문집『행복음자리표』『밝은음자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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