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작시법(作詩法)
정숙자
발자국 한 개 비뚤어졌다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걷는다
발자국 한 개가 또 비뚤어졌다
또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걷는다
얼마든지 고칠 수 있는 시, 인생보다 어렵다. 퇴고불능의
모든 인생은 어떤 인생도 결국 인정받지만, 아니다 시는 시
세계는 어림없다. 시 쓰기 전엔 아무렇지도 않았던 ‘시답잖
다’ 는 꿀밤 한 대가 도레미파솔라시도 자꾸 건드려
또 또 또 또 또 × 20
고치고 고치고 다시 고친다
퇴고 용지 100매가 거뜬히 날아간다
어쩔 수 없다
쌀 1톨도 88번이나 공들인 끝이라는데
시작(詩作)이 농작(農作)! 농작이 시작이다
-『현대시』2007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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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뿌리 깊은 달』에서/ 2013. 2. 28. <(주)천년의시작> 펴냄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 『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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