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에서 읽은 시

또 다른 소통/ 이섬

검지 정숙자 2024. 11. 25. 18:32

 

    또 다른 소통

 

     이섬

 

 

  관심과 파장이 드세게 밀어닥치는

  황톳길을 맨발로 걸었다

  조금 차갑기는 하지만 그런대로

  소통이 순조로운 듯

  거부감이 없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밟히는

  황토흙의 입자들

  발바닥 근육의 수축과 이완을

  부드럽게 해준다

 

  언제부터였더라

  내 생각의 전두엽을 짖눌러 대던

  고집스러움, 

  다 내려놓기로 한다

  버릴 건 버리고 채울 건 채워서

  맨발걷기로 나와

  소통하기로 한다.

    -전문(p.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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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간문학』 2024-9월(667)호 <이달의 시> 에서

  * 이섬/ 전북 정읍 출생, 1995년 ⟪국민일보⟫로 등단, 시집『누군가 나를 연다』『향기나는 소리』『초록빛 입맞춤』『사랑이 어찌 그리 아름다운가』『황촉규 우리다』『고요의 맥을 짚다』『낙타에게 미안해』, 시선집『초록, 향기나는 소리』, 수필『외갓집 편지』『보통사람들의 진수성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