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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 윤석산(尹錫山)

검지 정숙자 2024. 11. 19. 02:18

 

    10번

 

    윤석산尹錫山

 

 

  우리 형제들이 대기하고 있는 중환자실로 운구 카터가 옮겨져 왔다.

  중환자실에서 안치실로,

  곧바로 하강하는 엘리베이터를 거쳐, 구불구불 끝날 것 같지 않은 복도를 지나, 우리는 그렇게 따라갔다.

  철문은 열리고 닫히고, 벽에 설치된 철제 박스 문도 열리고 닫히고.

  묵묵히 운구 카터만을 밀고 오던 '그'가 죄인의 모습으로 뒤따르며 도열하고 서 있는 우리를 향해 입을 열었다.

  "10번입니다. 이 번호를 잘 기억해야 합니다."

  이제는 '그'가 정해 준 10번이라는, 번호로 당분간은 기억되어야 하는 어머니.

  세상은 이제 이승인 듯 아닌 듯, 온통 하얀 불빛일 뿐이었다.

       -전문(p.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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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성 문인 보고서 2 『시인 윤석산』 '짧은 시' 에서/ 2022. 9. 28. <화성시립도서관> 펴냄/ 비매품

 * 윤석산尹錫山/ 1947년 서울 출생, 1967년《중앙일보》신춘문예(동시) 당선 & 1974년《경향신문》신춘문예(시) 당선시집 『바다 속의 램프』『온달의 꿈』『처용의 노래』『용담 가는 길』『적 · 寂』『밥나이, 잠나이』『나는 지금 운전 중』『절개지』『햇살 기지개』등, 저서『동학교조 수운 최제우』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