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영이의 칠월
김차영
해 질 녘 모깃불 피워놓고
멍석 위에 둘러앉아 별을 먹던 시간이
절룩이며 걸어온다
마당 한쪽에 가마솥 걸어 놓고
사자라리 전갈자리 북극곰의 꼬리별까지
모두 잡아 솥 안에 넣는 어머니
허기진 배 부여잡고
배부른 달 쳐다보며 마른침을 삼키던
달의 살점을 한 움큼 베어내
질그릇 같은 손 그림자로
우주의 성찬을 짓던 어머니가
별이 되어 먼 행성으로 떠난
칠월이 오면
별빛이 살 속에 그리움으로 파고들어
그 슬픔 더욱 단단해지는
-전문(p.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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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시인포럼 제4집 『바다의 메일』 <신작시 > 에서/ 2024. 6. 5. <미네르바> 펴냄
* 김차영/ 2021년『미네르바』로 등단, 시집 『미이라의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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