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불 건너에 계신다 하면/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20. 21:50

 

 

    불 건너에 계신다하면

 

     정숙자

 

 

  불 건너에 계신다 하면

  온 몸 태워라도 건너리이다

 

  물 건너에 계신다하면

  하얗게 누워라도 건너리이다

 

  자나

  깨나

  마음의 강은

  폭포되어 임께로만 떨어지는데

 

  끝없이 풀려나는 솔바람 소리

  안고 가던 두견 울음 되돌려 놓고

 

  화살 맞은 듯

  터지는 철쭉

  비명처럼 붉게 널리어

 

  그리움 겹쳐 안고 가는 물굽이

  하늘 맺어 만 리 길도 흐르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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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