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애닮고 외로운 맘 너울로 쓰고/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8. 17:45

 

 

 

    애닯고 외로운 맘 너울로 쓰고

 

     정숙자

 

 

  애닮고 외로운 맘 너울로 쓰고

  구름 넘어 구름 너머 뜨고 싶으오

  임이 이토록 설움일진댄

  내 몸은 차라리 공기로 되어

 

  산도 바다도 가시덤불도

  살결인 듯 보듬은 실바람되어

  어느 땐 능선 위 멎기도 하고

  향긋한 저녁숲 별도 스치며

 

  그러면 사약 같은 그리움 없고

  기다림에 휘이는 한숨도 없고

  비치는 건 투명한 고요뿐일 걸

 

  오늘 이대로 눈물을 접고

  구름 넘어 구름 너머 뜨고 싶으오

  몸 없는 바람으로 지고 싶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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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