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서른 일곱 해 쌓은 기다림/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8. 17:41

 

 

    서른일곱 해 쌓은 기다림

 

     정숙자

 

 

  서른일곱 해 쌓은 기다림

  여명의 아침이 비치옵니다

 

  스란치마

  예장도 없이

  안겨 드릴 선물은 더운 눈물뿐

 

  어둠이 그리도 길지 않더면

  추위가 그리도 깊지 않더면

 

  송향(松香)처럼 오시는 임을

  감읍으로 영접함이 가하오리까

 

  소태같은 하 세월

  죽어진 가슴

  무늬 없는 소복의 밤, 임을 부르며

 

  심연 시묘살이 휘인 할미꽃

  속속들이 배인 이슬 빛에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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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