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일곱 해 쌓은 기다림
정숙자
서른일곱 해 쌓은 기다림
여명의 아침이 비치옵니다
스란치마
예장도 없이
안겨 드릴 선물은 더운 눈물뿐
어둠이 그리도 길지 않더면
추위가 그리도 깊지 않더면
송향(松香)처럼 오시는 임을
감읍으로 영접함이 가하오리까
소태같은 하 세월
죽어진 가슴
무늬 없는 소복의 밤, 임을 부르며
심연 시묘살이 휘인 할미꽃
속속들이 배인 이슬 빛에 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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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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