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그리도 바라던 임 오시었는데/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8. 17:32

 

 

    그리도 바라던 임 오시었는데

 

      정숙자

 

 

  그리도 바라던 임 오시었는데

  제 안은 왜 이리 담담합니까

 

  혹, 너무도 벅찬 기쁨에

  혼을 놓은 것이나 아니옵니까

 

  오시마는 전언도 없이

  문 안에 찬연히 놓으신 어가(御駕)

 

  설운 눈물

  맺기도 전에

  보태어 울라 하시옵니까

 

  예대로 하늘은 높고

  대문 허술히 바람 타는데

 

  정녕 임께서 드옵신 광영

  하늘에 일러도 좋으리이까

 

  빛보라 누옥(陋屋)에 사태진 아침

  제 안은 어디 가고 없으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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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