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노트

시간은 두 개의 흐름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김지영

검지 정숙자 2023. 4. 30. 02:13

 

    시간은 두 개의 흐름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김지영

 

 

  봄은 천하 것들을 깨워놓고 우리들을 가르친다. 우리는 모두 하나로 맞닿아 있다. 나는 너고 너는 나다. 우리 모두가 값없이 받는 것은 풍부하고 스스로 취한 것은 아무리 쌓아도 구멍 뚫린 주머니에 담은 것과 같다. 착각일 뿐 진정한 내 것은 없다. 곧 봄이 지나갈 것이다. 삶은 끝이 있어서 평등하다. (p. 16)

 

  전기를 발명한 토머스 앨바 에디슨(Thomas Alva Edison,1847-1931, 84세)도 하루에 서너 시간 잤다고 한다. 1,200개가 넘는 발명품이 있고 전기와 전화기의 발명은 인류의 역사를 바꾸어 놓았다. 반면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 76세)은 11시간을 잤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통해 진리는 절대적이지만 그것을 관찰하는 우리의 인식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광속불변의 법칙'에서 빛의 속도는 관찰자가 정해져 있거나 운동 상태에 있거나 또 어떤 방향에 있거나 상관없이 일정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주어진 시간 속에서 자신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각자의 노력 여하에 달렸다. 시간은 초 단위로 흘러가고 한순간은 물방울처럼 작지만 마침내는 큰 강을 이룬다. 시간의 강에서 빠지지 않고 수영을 즐기려면 기초부터 배워야 한다. 시간은 두 개의 흐름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육체의 시간과 의식의 시간이다. 시간을 잘 보내는 것은 깊이와 밀도에 달려 있다. (p. 19-20)

 

  바다르체프스카(Badarzewska 1837-1861, 24세)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태어난 여류 작곡가다. 그녀는 피아노를 잘 쳤지만 레슨 선생님이 손가락이 짧고 굵어서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피아노 연습에 몰두해 인정받는 피아니스트가 된다.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조건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일깨워준 작곡가다. <소녀의 기도>는 딸에게 선물하기 위해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 1859년 프랑스 파리의 음악잡지 편집자가 우연히 발견해 책에 소개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p. 50-51)

 

  과학자들은 우주의 최대 직경, 최대 한계를 이백오십억 광년으로 계산하고 있다. 일 광년이 팔천칠백팔십사억 마일이다. 우주의 이런 팽창을 숫자로 읽는 것이 낯설다. 사람의 관계의 떨어짐도 두 가지로 표현할 수 있다. 말과 숫자로 표현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을 태양과 달, 별로 표현하는 것은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p. 184)

 

  학교에 다니면서 사람과 사람 사에에 일어나는 갈등을 경험했고 그것을 통해서 이해심도 생겼다. 만학도 한 사람은 한 학기 다니고  다른 과로 전과해 갔다. 한 사람은 2년을 마치고 학교를 떠났다. 나는 올 봄 4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졸업을 했다.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 하나를 끝냈다. 하나의 일을 마치고 나니 시원하고 섭섭했다. 나는 하나의 계단에 올라섰다. 죽을 때까지 배우고 싶은 것이 나의 소망이다. 또 하나의 열린 광장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는다. (p. 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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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영 산문집 『시간의 나이아스』에서, 2017. 11. 24. <시산문> 펴냄

  * 김지영/ 전남 강진 출생, 1999-1994년 성동주부백일장 장원, 1995년 전국마로니에 여성백일장 장원, 1999년 한국예총 예술세계 신인상 수상, 2016년 계간 웹북 시조 신인상 수상, 2016년 한국문학예술 드라마 신인상 수상, 2016년 ⟪국민일보⟫ 신춘문예 밀알상 수상, 시집『내 안의 길』『태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