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 · 그리워서

밀려 드는 밤은 너무도 길고/ 정숙자

검지 정숙자 2013. 2. 13. 20:03

 

 

    밀려드는 밤은 너무도 길고

 

     정숙자

 

 

  밀려드는 밤은 너무도 길고

  햇빛꽃 너무도 쉬이 집니다

 

  낮이 이렇듯 짧을 양이면

  더 오랜 기다림이 나았으련만

 

  정작 어려움은

  되안긴 어둠

  되안긴 암담이 아니리이까

 

  깨이지 못하는

  씨앗 한 점을

  어느 별에 쬐어야 움 돋을지

 

  검디검은 하늘 수틀에 끼워

  어제 뵈온 임의 미소 자수(刺繡)로 뜨며

 

  마중도 배웅도 피 어린 언덕

  소쩍새 쌓는 울음 무너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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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그리워서』에서/ 1988. 12. 20. <명문당> 발행

  * 정숙자/ 1952년 전북 김제 출생, 1988년『문학정신』으로 등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