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변화에 따른 문화의 대응(발췌)
강호삼/ 소설가
2015년 한국소설가협회에서 발행하는 『한국소설』 5월호에 백두산 화산 폭발을 소재로 한 필자의 중편소설 「칼데라噴火口」가 발표되었으나 역시 독자들에게 아무 관심도 받지 못하고 조용히 묻히고 말았다. 독서 인구의 감소와 출판시장의 퇴조가 한몫한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당면한 기후변화에 대한 세간의 무관심이 주원인으로 유추되는 부분이다.
백두산은 1000년 전 대폭발로 지금과 같은 거대한 칼데라가 이루어졌다. 1597년과 1668년, 1702년에도 3차례 화산분출이 있어서 조만간 다시 폭발이 있으리라는 학자들의 진단이 있었다. 그 진단을 뒷받침하는 것이 천지연의 바닥 아래쪽에 마그마 방이 자리 잡고 있다는 조사 결과와 주변에서 솟아나는 시냇물의 온도가 점점 높아지고 인근 산의 나무가 말라 죽어가는 현상이, 당장은 아니라 해도 미구에 화산폭발의 조짐이 또 다른 기후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구의 온난화는 이제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이 시간이 촉박해졌다. 기후변화를 막는 일에 전 세계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담보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본질적인 면에서 성격을 달리하긴 하지만 「달세계 여행」 등의 과학소설이 지금의 인공위성과 우주공간에서 인간의 이상을 실현하는 계기가 되었듯이, 우리 문학도 누가 알아주건 말건 좌절하지 말고 심기일전해서 꾸준히 소재를 찾아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절실하다. 그래서 독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우리 문학도 창조적 아이디어를 제공해서, 기후변화가 가져올 재난을 미리 막을 수 있도록 하고 건강한 지구를 우리들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는 변화를 모색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이다. (p. 260-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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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문학』 2022-10월(644)호 <지상중계/ 제61회 한국문학심포지엄_주제발표> 발췌
* 강호삼/ 1975년『현대문학』으로 등단, 대표작『진혼鎭魂』『메머드 사냥』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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