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노트

이기철 著『인간주의 비평을 위하여』(좋은 날, 1998)

검지 정숙자 2022. 9. 9. 13:58

 

  ◈ 인간주의 비평을 위하여    

  인간주의 비병이란 용어는 지금까지 쓰인 적이 없는 문학용어다. 그러니까 새로 고안된 용어라 할 수 있다. 굳이 함의하는 내용을 묻는다면 인문주의나 휴머니즘을 중심으로 작품을 바라보자는 문학비평이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인간주의 비평은 그러니까 Humanistic Criticism이라 번역되는 그런 성질의 비평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인간주의 비평이란 문학연구에 있어서 작품을 생산한 작가나 시인, 즉 인간이 우선되는 비평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이 말에는 작품이 지닌 형식과 구조 또한 인간의 심서心緖와 인간의 사고의 틀에서 우라나온 것이며, 그런 한 작품이란 인간의 마음에 의해 만들어진 정신 유형이거나 예술작품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여기다 이 비평은 문학작품이 기계에 의해 조작되거나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뜻을 함께 지닌다. 작품이라는 객체가 있을 때 거기에는 그것의 생산 주체인 작가와 시인이 있고 동시에 작품 자체가 가지는 독특한 형식과 구조가 있으므로 이를 양립시키지 않고 함께 보자는 것이 이 비평의 지향이자 근본 목표가 된다. ▩ (p.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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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ittle Magazine 『시 가꾸는 마을 』 2022-여름(35)호 <좋은 글 읽기/ 인문비평의 넓이와 높이> 에서

  * 이기철/ 1943년 경남 거창 출생, 197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청산행』『흰 꽃 만지는 시간』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