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에서 읽은 시

개화 외 1편/ 황명덕

검지 정숙자 2022. 5. 30. 01:44

 

    개화 외 1편

 

    황명덕

 

 

  봄이 왔다고

  폭죽 터지듯

  톡톡톡

  꽃망울이 터진다

  꽃이 싫다고

  화를 내던 너

  이상해서

  고갤 저었는데

  지금은 

  그럴 수 있다고

  끄덕이며

  꽃이 피어도

  취업은 멀고

  허공으로

  투신

  다 비워도

  꽃은 멀고

  또 봄이

  가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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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병 할머니

 

 

  봄이 왔다고사탄동 모퉁이

  온갖 생활 잡화 구멍가게에

  해병 할머니가 살았다

 

  갓 부임하여 둥지 잃은

  새 새끼처럼 움츠린 해병들을

  자식처럼 살뜰히 챙겨주어

  해병 할머니라 불리는 어른

 

  첫인상이 곱상한 외조모 같아

  마음이 끌리고 정이 갔다

  사고무친四顧無親 외지인을

  가족처럼 품어주는

  넉넉한 그늘이 느꺼워

 

  지나치다 마주치면

  잠깐 쉬어가라며

  끓여둔 보리차를 내주어

  '뭘 먹고 사시려고 음료수를 파시지' 하면

  함빡 웃으며 산다는 거 뭐 대수냐고

  훈훈한 인정 한 수 가르치던

 

  언제던가 반가이 맞아주며

  손수 담근 산열매주

  단지째 들고 나와 권하시던

  사람 좋아하고 사람 냄새 풍기던

  해병 할머니*

 

  지금은 고인이 되어

  정말

  전설이 되었다

     -전문-

 

   * 얼마 전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고 추억 어린 날들이 더욱 그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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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 『대청도 바람일기』에서/ 2022. 5. 6. <리토피아> 펴냄   

  * 황명덕/ 2022년 『리토피아』로 등단